약물선택 기준

당뇨병 진료지침에서는 2형당뇨병 약물치료와 관련해 “혈당강하제 선택시 △동반질환(심부전-HF,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만성신장질환-CKD) 여부 △혈당강하 효과 △체중감소 효과 △저혈당 위험도 △부작용 △치료 수용성 △연령 △환자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 △비용 등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주목해야 하는 사항은 동반질환·연령과 같은 환자 임상특성, 그리고 혈당강하 효과·체중효과·저혈당 위험·부작용 등 약제특성 부분이다.

약물치료 알고리듬

지침의 약물치료 알고리듬 역시 환자의 임상특성 및 약제특성과 관련한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찾는 방식으로 혈당강하제 선택을 안내하고 있다. 1차의료기관 임상의들 역시 알고리듬이 던지는 질문을 환자에게 적용하고 그에 대한 답변에 따라 1차에서 2·3차에 이르는 적절한 혈당강하제를 선택할 수 있다.

고혈당 중증도와 증상?

약물치료 알고리듬이 2형당뇨병 환자에게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은 혈당수치, 즉 고혈당의 중증도 상태다. 지침의 권고안은 이와 관련해 “심각한 고혈당(당화혈색소(A1C)＞9.0%)과 함께 고혈당으로 인한 증상(다음, 다뇨, 체중감소 등)이 동반된 경우 인슐린 치료를 시행한다”며 환자가 중증 고혈당에 해당할 경우 인슐린 치료로 직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당뇨병 진단 환자를 진료하는 것인 만큼, 치료전략을 입안하는데 환자의 혈당수치를 근거로 삼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즉 A1C가 9% 이상 중증의 고혈당이라면 강력한 혈당강하 효과를 즉시 담보할 수 있는 치료전략의 적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임상특성 환자의 1차치료는 인슐린을 선택한다.

ASCVD, HF, CKD가 동반?

이 부분이 가장 큰 변화인데, 알고리듬은 중증의 고혈당 또는 증상 여부에 ‘No’라고 답한 환자에게, 다음 질문으로 동반질환 유무를 묻는다. 바로 이 대목이 최근 가이드라인에서 강조되고 있는 SGLT-2억제제 또는 GLP-1수용체작용제 계열 혈당강하제가 등장하는 시점이다.

두 계열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CVOT(심혈관 아웃컴 임상연구, cardiovascular outcome trials)에서 ASCVD·HF·CKD 개선혜택이 입증됨에 따라, 동반질환 또는 합병증 여부가 초기치료 단계에서부터 약제선택 기준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 가지 합병증 중 하나 이상을 동반했거나 ASCVD 고위험군인 환자들에게는 SGLT-2억제제 또는 GLP-1수용체작용제를 1차치료제로 적용할 수 있도록 권고안이 제시됐다. 권고안에는 우선 “심부전을 동반한 경우 심부전 이익(혜택)이 입증된 SGLT-2억제제를 A1C 수치와 무관하게 우선 사용하고 금기나 부작용이 없는 한 유지한다”고 언급돼 있다. 다파글리플로진의 DAPA-HF·DELIVER 또는 엠파글리플로진의 EMPEROR-Reduced·EMPEROR-Preserved 등 주요 임상결과를 반영한 결정이다.

CKD와 관련해서는 “알부민뇨가 있거나 추정사구체여과율(eGFR)이 감소한 경우 신장이익(혜택)이 입증된 SGLT-2억제제를 A1C 수치와 무관하게 우선 사용하고 금기나 부작용이 없는 한 유지한다”는 권고안이 있다. 다파글리플로진 또는 엠파글리플로진의 신장질환 혜택을 입증한 CVOT를 반영한 결과다. 여기에 더해 “ASCVD를 동반한 경우 심혈관 혜택이 입증된 GLP-1수용체작용제 혹은 SGLT-2억제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한다”는 권고안도 있다.

이상을 종합하면 2형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에게 동반질환 또는 합병증 여부 등 임상특성을 먼저 파악하고, ASCVD·HF·CKD 등이 동반된 경우 해당 합병증의 개선혜택이 입증된 혈당강하제를 1차치료에 우선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cardio·renal-centric strategy).

A1C 수치?

알고리듬은 ASCVD·HF·CKD 병력자 또는 ASCVD 고위험군이 아닌 2형당뇨병 환자그룹에게는 기존의 치료전략을 유지해 적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를 두고 cardio·renal-centric strategy와는 별개의 gluco-centric strategy라고 칭한다. 말그대로 혈당조절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알고리듬에서는 ASCVD·HF·CKD 등이 동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판명된 2형당뇨병 환자에게 혈당수치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진다. 권고안은 이와 관련해 “혈당조절 실패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진단 초기부터 병용요법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 목표 A1C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기존 약물의 증량 또는 다른 계열 약물과의 병용요법을 조속히 시행한다”는 답을 주고 있다.

알고리듬에서는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A1C가 7.5% 이상이거나 목표치보다 1.5% 높은 환자들은 바로 혈당강하제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의 환자들은 기존과 같이 메트포르민 단독요법을 1차선택제로 처방해 치료를 진행하면 된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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