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는 정확한 혈압측정을 강조하고 있고, 진료실 밖 혈압인 24시간 활동혈압과 가정혈압의 임상적 중요성의 비중을 더 높이고 있다. 특히 24시간 활동혈압 측정은 낮시간 활동에 대한 혈압뿐만 아니라 수면 중 혈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한 혈압측정 전략으로 꼽힌다.  하지만 24시간 활동혈압은 1차 의료기관에서 시행하기 어렵고, 가정혈압 측정률도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의 노인 환자 비율이 높아진다는 점은 적극적이고 정확한 혈압측정의 필요성을 강조해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혈압 측정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혈압측정기들이 임상현장에 선보이고 있다. 그 중 카트 BP(CART BP)는 커프없는 반지형 연속혈압측정기로 24시간 혈압측정 시행에 대한 허들을 배제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가톨릭의대 임상현 교수(부천성모병원 순환기내과,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에게 반지형 연속혈압측정기의 임상적 근거와 혜택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Q. 국내 고혈압 역학의 특징을 정리한다면?

대한고혈압학회의 2022년 Fact Sheet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 유병률은 남성 29.1%, 여성 17% 수준이고, 추정 유병자수는 1260만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고혈압 인지율은 71.2%, 치료율은 66.9%, 유병자 조절률은 50.4%, 치료자의 조절률은 74.5%로 세계적인 수준이다. 무엇보다 그간 넘지 못했던 유병자 조절률 50%를 넘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20~30대에서 인지율, 치료율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 국내에서 고령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고령 환자는 치료율, 조절률은 높지만, 전반적인 환자수가 점진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Q. 최근의 국내 고혈압 진료지침에서는 고혈압에 대한 추가적인 분류도 제시했다.

이전에는 치료를 받고 있지 않는 이들을 대상으로 진료실 혈압측정을 기반으로 한 24시간 활동혈압, 가정혈압 등 진료실 밖 혈압측정을 강조해 왔다. 즉 정확한 치료전략을 결정하기 위한 환자의 혈압 확인에 무게를 둔 부분이다. 최근 진료지침에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치료 중인 환자에서 백의비조절고혈압, 가면비조절고혈압에 대한 기준을 제시해 치료 및 추적관찰에서도 진료실 밖 혈압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Q. 국내 진료실 밖 혈압측정의 현황은 어떤가?

대한고혈압학회 가정혈압포럼은 2022년 국내 가정혈압 인지율은 65.5%지만, 고혈압 환자 중 약 60%는 가정혈압 측정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일부 보고에서는 1차 의료기관의 활동혈압 측정률이 1% 미만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가정혈압의 경우 가정혈압 측정방법에 대한 전달 및 교육의 부족, 활동혈압 측정을 위한 높은 비용의 장비 및 검사과정 중 수면 방해의 불편함 등이 배경이 된다. 3차 의료기관에서는 24시간 활동혈압 측정을 시행할 수 있는 인프라가 어느 정도 구축돼 있지만, 검사시행을 위한 인프라 부족 및 낮은 수가로 인해 1차 의료기관에서 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Q. 이런 가운데 커프가 없는(cuffless) 혈압측정기들이 선보이고 있는데…

진료실 밖 혈압측정에서 커프(cuff)는 환자들의 혈압측정에 부담을 주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24시간 활동혈압 측정 시 커프는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하루에도 50~60회 커프가 상완을 완전히 조이기 때문에 통증 및 멍과 같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야간에 환자들의 수면을 방해해 야간 혈압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임상적 상황을 고려할 때 커프가 없는 혈압측정기는 기존 활동혈압 측정의 제한점을 많이 개선시켜줄 수 있다. 특히 야간 혈압 상태를 확인하는데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Q. 커프 없는 혈압측정기의 정확도는?

커프가 없는 혈압측정기 분야에서 광용적맥파측정(PPG) 기술을 적용한 웨어러블(wearable) 기기들이 대두되고 있다. PPG를 활용한 웨어러블 기기들은 타당성을 검증(validation)한 근거들을 구축하고 있다. 반지형의 커프없는 연속혈압측정기인 카트 BP(CART BP)의 경우 얼마 전 국내수술환자 4185명의 데이터 샘플을 수집해 연속혈압측정이 가능한 동맥혈압 측정과 정확성을 평가한 연구(Scientific Report. 2023)가 발표됐다. 연구에서는 수집한 동맥혈압(A-line 혈압)과 PPG 파형으로 인공지능(AI) 딥러닝을 시행했고, AI 알고리즘이 A-line 혈압과 얼마나 유사한 측정치를 제시하는지 살펴봤다.

연구 결과 국제표준을 완벽히 만족하는 결과를 보였다. AAMI(Assosication for the Advancement of Medical Instrumentation) 표준으로 평가했을 때 수축기 및 이완기혈압의 오차 평균은 1mmHg 이하였고, BHS(British Hypertension Society) 기준에서도 정확도 ‘A’에 적합한 측정 추정치가 확인됐다. 이런 결과를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고 판단된다.

Q. 카트 BP와 관련된 연구의 현황과 향후 방향은?

AI 알고리듬 구축 후 실제 피험자(고혈압 환자 20%포함)를 대상으로 청진법과 비교해 국제검증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한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이 연구에서도 국제표준 ISO에 부합하는 결과를 보여 커프 혈압측정과의 정확도도 입증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다만, 고혈압 환자가 20% 정도밖에 포함되지 않아 이후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유럽고혈압학회(ESH)는 커프없는 연속혈압측정기의 타당성(validation)을 확보하기 위한 6가지 프로토콜을 제시했는데 여기에는 환자의 연령 및 성별, 고혈압 중증도, 기존 ABPM과의 비교, 약제복용에 따른 혈압변화 비교 등 다양한 기준이 포함돼 있다.

Q. 카트 BP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임상적 혜택을 제시한다면?

현재까지 제시된 근거를 기반으로 카트 BP를 통한 고혈압 진단보다는 모니터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혈압에 대한 전반적인 경향을 확인해 진단검사를 받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야간 혈압 변화를 포함한 혈압변동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기존 24시간 활동혈압 측정은 1일의 혈압을 측정하고, 수면 시 혈압 측정에 제한점이 있는데 비해, 카트 BP는 더 긴 기간 사용할 수 있고 야간 측정에도 어려움 없이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야간 혈압 측정에서 기존 혈압측정기는 환자의 수면 패턴에 따라 측정 재현율이 50~60%에 수준이지만, 카트 BP는 측정 재현율이 더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세형 기자  shlim@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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