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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이상지질혈증 동반이환 약물개수 어디까지 가능할까?SPC 전략 앞세워 3~4제병용까지 개발
  • 이상돈 기자
  • 승인 2023.10.04 16:46
  • 호수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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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고LDL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은 대표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이자,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의 집합체인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유주얼 서스펙트(usual suspect)이기도 하다. 두 위험인자는 개별적으로 높은 유병률을 나타내는 것은 물론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상승시키는 주범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두 위험인자가 유유상종(類類相從)한다는 것이다. 같은 무리끼리 서로 사귀듯 패거리를 형성하고 몰려다닌다는 뜻인데, 두 위험인자들의 행동방식과 더 나아가서는 대사증후군의 병태생리가 꼭 이와 같다. 두 위험인자가 동반이환됐거나 대사증후군 환자일 경우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치료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다른 목적(혈압조절, 지질조절)과 성분(항고혈압제, 스타틴)의 약제를 하나의 정제에 혼합해 유효성·내약성·순응도 개선을 유도하는 단일제형복합제(SPC, single pill combination)가 임상의들로부터 눈도장을 받고 있다.

유유상종

고혈압이 지질이상·고혈당·복부비만 등 여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와 동반돼 상호작용하며 심혈관질환 위험을 배가시킨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될 경우 혈관의 구조·기능적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커져 죽상동맥경화증 위험이 높아진다.

이는 곧 최종적인 심혈관질환 이환 및 사망위험으로 귀결되는 만큼, 두 위험인자의 만남은 물론 상호교류를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사증후군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유유상종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는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Dyslipidemia Fact Sheet in Korea 2022’가 대표적이다. 팩트시트에서  전체 고혈압 환자 가운데 LDL콜레스테롤(LDL-C)이 160mg/dL 이상인 경우는 59.9%에 달한다. LDL콜레스테롤 130mg/dL 이상을 이상지질혈증으로 정의했을 경우에는 고혈압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이 동반이환될 확률은 72.1%까지 올라간다.

특히 고혈압전단계에서도 이상지질혈증 동반이환의 비율이 42.2%로 높은 수준을 보인다. 이 통계지표는 우리나라에서 대사증후군 환자수가 늘고 있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해주고 있다.

각 위험인자 모두 2제 이상?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동반이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기정사실화 한다면, 이러한 동반이환 환자에게 각각의 위험인자를 관리·조절할 약물을 함께 투여하는 치료가 불가피해진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또 한 가지 팩트는 두 위험인자가 동반되는 경우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각각의 위험인자를 치료할 약제 또한 단독요법만으로는 혈압과 지질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즉 동반이환 시 항고혈압제도 2제 이상의 병용, LDL콜레스테롤 치료도 스타틴에 비스타틴계를 더하는 병용요법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늘어나는 약물개수

이러한 경우에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약물의 개수가 급증한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환자에게 약물개수의 부담이 가중돼 순응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동반이환으로 인해 항고혈압제와 지질치료제를 동시에 써야 하는 경우 어떤 특성의 계열약제를, 얼마나 많이 선택해, 어떻게 조합해야 하느냐가 중요한 화두로 등장한다.

다중약물 복합제 요법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는 심혈관질환 고위험 또는 초고위험군 환자들이 늘면서, 각각의 약물을 병용하는 다중약물병용요법 보다는 각각의 약물을 하나의 정제에 혼합한 다중약물복합제요법 또는 단일제형복합제(SPC, single pill combination)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SPC는 동시에 발현되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의 집합체, 즉 대사증후군을 한 번에 치료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개발됐다. 즉 여러 위험인자를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을 대변한다. 그리고 이러한 SPC 전략의 개발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의 개별 위험인자에서는 물론이고 두 위험인자가 동반이환된 경우까지 타깃으로 하고 있다.

항고혈압제 치료

고혈압 치료영역에서는 레닌안지오텐신계(RAS)억제제를 대변하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와 완전히 다른 계열의 칼슘채널차단제(CCB)의 처방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대한고혈압학회의 ‘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21’에서 항고혈압제 처방률을 보면, 2019년 기준 ARB가 72.5%로 1위, CCB는 60.9%로 2위 올라섰다. 혈압강하력에 더해지는 심혈관 보호효과와 함께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제라는 점이 임상현장에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RB + CCB

연이어 발표된 ‘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22’를 봐도 2020년 기준 ARB의 처방 점유율은 73.8%로 1위에, CCB는 61.4%로 2위에 랭크돼 있다. 특히 항고혈압제 2제 병용요법의 구성을 보면, ACEI/ARB + CCB가 66%로 가장 많이 병용처방되는 약제로 이름을 올렸다. 단독요법으로 봤을 때는 ARB(50%)와 CCB(38%)가 처방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2022년 고혈압 진료지침에서 “혈압이 160/100mmHg 이상(2기 고혈압)이거나 목표혈압보다 20/10mmHg 이상 높은 고위험군의 경우 강압효과를 극대화하고 혈압을 빠르게 조절하기 위해 처음부터 항고혈압제를 병용투여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또한 고정용량복합제는 강압효과를 상승시키고 부작용을 줄이며, 치료 지속성을 증가시켜 심뇌혈관질환과 무증상장기손상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SPC의 처방에 무게를 실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

이상지질혈증 치료영역에서는 스타틴의 비중이 가장 크다. 비스타틴계가 지질치료 혜택을 강화시켜주고 있지만, 스타틴의 파트너 역할이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1차목표가 LDL콜레스테롤 조절인데다가, 수십년의 처방경험을 통해 쌓아올린 임상근거가 스타틴의 입지를 굳건히 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스타틴에 더하는 비스타틴계 지질저하제의 역할과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LDL콜레스테롤 저하기전의 비스타틴계 약물로는 콜레스테롤흡수억제제인 에제티미브와 LDL수용체에 작용하는 PCSK9억제제가 대표적인데, 등장시기·약가 등을 고려하면 에제티미브의 병용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해 발표한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제5판’에서 에제티미브 병용을 권고하는 동시에 권고등급을 상향조정했다. 학회는 “최대용량의 스타틴 사용에도 목표 LDL콜레스테롤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병용요법으로 에제티미브를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며 권고등급 I, 근거수준 B를 부여했다.

항고혈압제+지질치료제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또는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항고혈압제와 스타틴 병용요법에 대한 요구도 증대되고 있다. 항고혈압제와 스타틴의 병용 또는 복합제 요법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는 HOPE-3 연구를 빼놓을 수 없다.

HOPE-3는 심혈관질환 중등도위험군에서 혈압·지질치료의 심혈관 임상혜택, 즉 심혈관질환 1차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이 연구는 항고혈압제+항고혈압제의 병용요법과 스타틴+항고혈압제+항고혈압제의 병합요법을 검증하는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됐다.

결과는 항고혈압제 병용치료군에서는 위약 대비 심혈관사건이 유의하게 감소하지 않은 반면, 항고혈압제에 스타틴 치료를 더한 경우에는 심혈관사건 위험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심혈관질환이 없는 중등도위험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콜레스테롤(로수바스타틴)만, 혈압(ARB+이뇨제)만, 또는 콜레스테롤과 혈압(로수바스타틴 + ARB + 이뇨제)을 동시에 치료하는 경우의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를 평가했다.

먼저 로수바스타틴 10mg 치료군에서는 위약군 대비 심혈관질환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반면 항고혈압제 치료그룹에서는 심혈관사건 감소혜택이 관찰되지 않았다. 한편 로수바스타틴 + 항고혈압제 치료군의 1차종료점(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상대위험도는 위약군 대비 유의미하게 낮았다.

혈압만 치료군

HOPE-3 연구 중 혈압치료의 혜택만 별도로 본 경우에서는 수축기혈압이 140mmHg를 넘어가면 심혈관질환 위험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즉시 항고혈압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강조됐다. 심혈관질환 무병력의 중등도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조기에 항고혈압제 치료를 적용한 결과, 기저시점의 혈압이 고혈압 경계치를 넘는 환자그룹에서 심혈관질환 1차예방 효과가 나타났다.

ARB + 이뇨제 전략을 위약과 비교·평가한 HOPE-3 혈압연구는 전체 환자군에서 심혈관질환 위험감소의 유의한 차이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기저시점(baseline)의 수축기혈압 수치에 따라 심혈관질환 위험감소 혜택이 있거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경계치를 넘어선 환자그룹에서만 항고혈압제 치료의 심혈관 임상혜택이 확인된 것이다.

콜레스테롤만 치료군

HOPE-3 연구의 지질치료 분석에서는 대표적 스타틴 제제인 로수바스타틴 10mg 요법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 효과가 관찰됐다.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복합빈도는 로수바스타틴 10mg군 3.7% 대 위약군 4.8%로 로수바스타틴군의 위험도가 24% 유의하게 낮았다(P=0.002).

2차종료점(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심장발작 소생, 심부전, 재관류술)은 각각 4.4% 대 5.7%로 로수바스타틴군의 위험도가 25% 감소했다(P<0.001). 2차종료점 세부평가에서는 심근경색증 0.7% 대 1.1%(P>0.05), 관상동맥질환 1.7% 대 2.2%(P=0.02), 심혈관 원인 입원율은 4.4% 대 5.8%(P<0.001)로 차이를 보였다.

혈압·LDL-C 동시치료군

한편 두 질환을 동시에 치료한 로수바스타틴 + 항고혈압제 + 항고혈압제 치료군과 위약군 사이의 1차종료점(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발생률은 3.6% 대 5%로 항고혈압제와 스타틴 병용치료군의 상대위험도가 29% 낮았다(hazard ratio 0.71, P=0.005).

세부평가에서 심혈관 원인 사망은 2.4% 대 2.9%(P>0.05), 뇌졸중 1% 대 1.7%(P<0.05), 심근경색증 0.7% 대 1.2%(P<0.05), 심혈관 원인 입원율 4.4% 대 6%(P=0.005)로 일관된 경향을 보고했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대상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서 스타틴과 항고혈압제 병용의 심혈관질환 혜택을 입증한 경우도 있다. 항고혈압제의 심혈관사건 위험감소 혜택을 검증한 ASCOT-BPLA 연구에서 기저시점의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250mg/dL 이하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토르바스타틴과 위약을 비교한 ASCOT-LLA 연구다.

연구는 3.3년(중앙값) 시점에서 아토르바스타틴군의 비치명적 심근경색증과 치명적 관상동맥심질환(1차 종료점 복합빈도)이 위약군에 비해 36% 유의하게 감소하면서 조기종료됐다. 뇌졸중 역시 27% 의미 있게 감소했다. 총 심혈관사건도 아토르바스타틴군에서 21%의 유의한 감소효과를 보였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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