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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형당뇨병 약물치료 알고리듬 따라잡기SGLT-2i·GLP-1RA, 1차치료에 등장
ASCVD·HF·CKD 없으면, 메트포르민 고수
A1C 7.5% 이상 병용치료
 병용치료에 DPP-4i, SU, TZD, SGLT-2i 등 다변화
  • 이상돈 기자
  • 승인 2023.11.08 13:31
  • 호수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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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당뇨병학회가 올해 2023년판 당뇨병 진료지침을 공개했다. 업데이트판 진료지침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대목은 역시 약물치료 부문이었다. 진료지침에는 심혈관·심장·신장질환 관련 새로운 임상연구 결과를 대거 반영한 약물치료 알고리듬이 제시돼 있다. 약물치료 알고리듬은 2형당뇨병 환자에서 혈당강하제 선택기준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알고리듬은 환자의 임상특성과 약제특성에 근거한 혈당강하제 선택전략을 안내하고 있다. 환자의 임상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변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SGLT-2i & GLP-1RA

최근 2형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1차치료제 선택기준의 진화라 할 수 있겠다. 불과 수 년 전만 해도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2형당뇨병 환자의 1차치료제는 메트포르민이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SGLT-2억제제(SGLT-2i)나 GLP-1수용체작용제(GLP-1RA)와 같이 혈당조절과 함께 심혈관·심장·신장혜택(cardio·renal prevention)까지 검증받은 약제들의 임상근거와 처방경험이 축적되면서 1차치료제 선택기준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혈당수치에 더해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심부전(HF)·만성신장질환(CKD) 여부 또는 위험도까지 고려해 1차치료제를 선택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 사례가 올해 새롭게 발표된 대한당뇨병학회의 2023년판 당뇨병 진료지침이다.

진료지침의 약물치료 알고리듬을 보면, 심각한 고혈당이나 고혈당 증상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의 환자에게 동반질환에 대한 질문이 주어진다. 이 대목에서 ASCVD·HF·CKD 여부에 따라 SGLT-2i와 GLP-1RA 계열이 1차치료제로 등장한다. 두 계열의 CVOT(심혈관 아웃컴 임상연구, cardiovascular outcome trials)에서 ASCVD·HF·CKD 개선혜택이 입증됨에 따라, 동반질환 또는 합병증 여부가 치료 초기단계에서부터 약제선택 기준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 가지 합병증 중 하나 이상을 동반했거나 ASCVD 고위험군인 환자들에게는 SGLT-2i 또는 GLP-1RA를 1차치료제로 적용할 수 있도록 권고안이 제시됐다. 권고안에는 우선 “심부전을 동반한 경우 심부전 이익(혜택)이 입증된 SGLT-2i를 당화혈색소(A1C) 수치와 무관하게 우선 사용하고 금기나 부작용이 없는 한 유지한다”고 언급돼 있다.

CKD와 관련해서는 “알부민뇨가 있거나 추정사구체여과율(eGFR)이 감소한 경우 신장이익(혜택)이 입증된 SGLT-2i를 A1C 수치와 무관하게 우선 사용하고 금기나 부작용이 없는 한 유지한다”는 권고안이 있다. 여기에 더해 “ASCVD를 동반한 경우 심혈관 혜택이 입증된 GLP-1RA 혹은 SGLT-2i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한다”는 권고안도 있다.

종합하면 2형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에게 동반질환 또는 합병증 여부 등 임상특성을 먼저 묻고, ASCVD·HF·CKD 등이 동반된 경우 합병증 개선혜택이 입증된 혈당강하제를 1차치료에 우선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이 것이 바로 ‘Cardio·renal-centric strategy’다.

메트포르민

Cardio·renal-centric strategy는 ASCVD·HF·CKD 병력자 또는 고위험군을 가려내고 이들에게 기존과는 다른 1차치료제를 적용하라는 것인데, 전체 당뇨병 환자군에서 이러한 임상특성을 나타내는 경우는 30~40% 정도로 추정된다. 때문에 ASCVD·HF·CKD 병력자 또는 고위험군이 아닌 2형당뇨병 환자그룹에게는 기존의 치료전략을 유지해 적용해야 한다. 학계에서는 이를 두고 Cardio·renal-centric strategy와는 별개의 ‘Gluco-centric strategy’라고 칭한다.

이는 말그대로 혈당조절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알고리듬에서는 ASCVD·HF·CKD 등이 동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판명된 환자에게 혈당수치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진다. 그리고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A1C가 7.5% 이상이거나 목표치보다 1.5% 높은 환자는 혈당강하제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의 환자들은 기존과 같이 메트포르민 단독요법을 1차선택제로 처방해 치료를 진행하면 된다.

이는 메트포르민이 혈당조절과 관련해 유효성·안전성·비용 측면 모두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메트포르민은 2형당뇨병 약물치료의 대명사격인 약물로, 혈당조절에 더해 심혈관질환 혜택 가능성까지 인정받고 있다. △당뇨병 예방 △혈당조절은 물론 △심혈관질환 예방혜택 시사와 관련한 임상근거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몇 안되는 혈당강하제 중 하나다. 여기에 비용효과까지 고려돼, 현재 전세계에서 2형당뇨병의 1차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처방빈도 1순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특히 메트포르민은 대규모 랜드마크 임상연구를 통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혈당조절 또는 혈당강하제의 심혈관질환 위험감소 혜택을 가장 먼서 시사한 약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근거해 미국당뇨병학회(ADA)도 올해 새롭게 발표한 당뇨병 가이드라인에서 메트포르민을 심혈관질환 임상혜택의 가능성이 있는 약물로 명시하고 있다.

ADA는 올해 업데이트한 당뇨병 가이드라인의 약물치료 섹션에서 메트포르민의 약제특성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각 계열의 약제특성을 정리한 ‘표’에서 메트포르민은 혈당조절 효능이 높고, 저혈당증 위험은 없으며, 체중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거나 적정 수준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잠재력의 약물로 묘사되고 있다. 특히 주요심혈관사건(MACE, 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 위험감소와 관련해 ‘잠재적 혜택(potential benefit)’이라는 스티커를 달아준 것이 눈에 띈다. 이는 과거 진행된 대규모 랜드마크급의 UKPDS 연구결과에 근거한 것으로, 혈당조절과 더불어 심혈관질환 위험감소까지 관찰된 첫사례인 만큼 해당 약제의 잠재력을 인정한 결과다.

2차치료 & 병용요법

심혈관·심장·신장 관련 동반질환이 없고 A1C가 7.5% 미만이거나 목표치보다 1.5% 높지 않은 경우에는 메트포르민으로 1차치료를 시작한다. 그렇다고 메트포르민 역시 ‘마법의 탄환(magic bullet)’은 아니다. 메트포르민 1차치료에 실패했을 때 또는 A1C가 7.5% 이상이거나 목표치보다 1.5% 높은 경우에는 2차치료제를 더하는 병용단계에 돌입하게 된다.

이에 대해 진료지침 권고안은 “혈당조절 실패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진단 초기부터 병용요법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며 “목표 A1C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기존 약물의 증량 또는 다른 계열 약물과의 병용요법을 조속히 시행한다”는 답변을 주고 있다.

DPP-4억제제

현재 국내에서 2차 또는 병용치료제로 가장 크게 쓰임받고 있는 계열은 DPP-4억제제(DPP-4i)다. 2형당뇨병 병태생리의 다변화에 따라 인슐린저항성은 물론 인슐린분비능을 개선하는 기전의 약제까지 어느 것 하나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 2형당뇨병 치료의 현실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2형당뇨병 환자의 1차치료에 인슐린분비능과 인슐린저항성 개선기전의 약제 모두가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진 바도 있다. 이에 따라 인슐린분비능 개선기전 약제인 DPP-4i가 처방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DPP-4i는 인크레틴을 비활성화하는 DPP-4 효소를 억제해 GLP-1의 생활성화를 촉진하는 기전이다. 체내 혈당수치에 따라 베타세포의 양을 늘려 인슐린분비능을 강화하고, 베타세포 기능을 개선해 혈당을 조절한다. 이를 혈당 의존성 인슐린 반응(glucose dependent insulin response)이라고 하는데, 체내 혈당의 높고 낮은 상태를 고려해 인슐린분비능을 맞춤조절하는 것이다. DPP-4i가 혈당변동성을 개선하고 저혈당증 위험이 낮은 안정된 혈당조절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ADA 가이드라인에서는 DPP-4i의 약제특성과 관련해 “인크레틴 기반 약물로 부작용이 적고 저혈당 위험이 거의 없다”고 정리하고 있다. 혈당강하 효과는 중간 수준이고, 저혈당은 없으며 체중변화에도 중립적이라는 설명이다. CKD 진행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도 덧붙였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 따르면 DPP-4i는 2차치료부터 사용할 수 있다. 3제요법에서는 메트포르민 기반으로 티아졸리딘디온계(TZD), 설폰요소제(SU), 인슐린, SGLT-2i와 함께 DPP-4i를 사용할 수 있다. 진료지침에서는 DPP-4i가 중간 수준의 혈당강하 효과를 보이면서 저혈당증 위험은 낮고, 체중과 심혈관에는 중립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정리돼 있다. 이와 함께 식후 고혈당을 개선시킬 수 있고 식사와 무관하게 복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혔다.

설폰요소제

2차치료에 고려할 수 있는 계열로는 설폰요소제(SU)도 빼놓을 수 없다. 내분비학계에서는 당뇨병 초기에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집중 혈당조절을 통해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미세혈관·대혈관합병증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 일련의 임상연구를 통해 보고돼 왔다. 학계는 이를 ‘레거시효과(legacy effects)’라는 가설로 설명하고 있다. 당뇨병 초기에 강한 혈당조절을 달성하면 죽상동맥경화증의 발생·진행을 지연 또는 역전시켜 궁극적으로 신장질환이나 심혈관질환과 같은 혈관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혈당강하제 중에서는 설폰요소제의 미세혈관합병증 위험감소 혜택이 학계로부터 주목을 받아 왔다. 임상에서 당뇨병 관련 레거시효과를 실현하려면, 치료 초기단계에서 단기간에 강력한 혈당강하를 유도할 수 있는 혈당강하제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계열로 설폰요소제를 꼽고 있다.

설폰요소제는 인슐린 분비를 직접 촉진하는 기전으로, 강력한 혈당조절 효과를 빠르게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 중 하나다. 서양인과 비교해 인슐린분비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2형당뇨병의 치료에서도 설폰요소제의 인슐린분비능 촉진기전이 크게 쓰임받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 팩트시트에서도 설폰요소제의 처방빈도는 여전히 앞선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또한 설폰요소제 계열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진화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3세대 설폰요소제 계열은 치료초기의 강력한 혈당조절 효과에 이어 장기적인 혈관합병증 혜택까지 보고하면서 임상에서 레거시효과를 재현해내고 있다.

TZD

티아졸리딘디온계(TZD) 역시 병용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TZD는 인슐린민감도(insulin sensitivity)를 늘려 인슐린저항성(insulin resistance)을 개선하는 기전으로 심혈관질환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과거 로시글리타존이 심혈관 안전성과 관련해 도마 위에 오르면서 티아졸리딘디온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현재 로시글리타존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문제 없음” 판결을 받은 상태다. 피오글리타존은 PROactive 연구를 통해 심뇌혈관질환 관련 임상혜택의 가능성을 제시했고, IRIS 연구를 통해 심뇌혈관사건 개선효과를 입증했다.

피오글리타존의 심혈관 혜택을 시사한 사례는 PROactive 연구가 대표적이다. 대혈관질환 병력의 2형당뇨병 환자(5238명)를 대상으로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를 진행한 결과, 피오글리타존은 체중증가를 제외하고 혈압(3mmHg↓), 중성지방(13.3%↓), HDL콜레스테롤(8.9%↑) 등 심혈관 위험인자를 개선했다. 특히 고혈압·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주요 인자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결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종적으로 PROactive 연구에서 피오글리타존 치료군은 위약군에 비해 사망률·심근경색증·뇌졸중 복합발생률이 16% 유의하게 감소했다.

IRIS 연구에서는 피오글리타존이 위약 대비 뇌졸중 및 심근경색증을 유의한 수준으로 예방했다. 5년시점 평가에서 피오글리타존군은 위약군보다 뇌졸중 및 심근경색증 위험이 24% 유의하게 낮았다. 한편 IRIS 연구 2차분석에서는 피오글리타존의 심부전 관련 안전성도 확인됐다. 심부전 병력이 없는 환자 3851명을 분석한 결과, 5년시점 심부전 위험은 피오글리타존군 4.1%, 위약군 4.2%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미국당뇨병학회(ADA)의 고혈당 관리 가이드라인에서 피오글리타존은 중성지방을 낮추는 동시에 심혈관사건 위험감소의 잠재적 혜택이 있는 약물로 언급되고 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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