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이상지질혈증

이종영 교수는 먼저 우리나라에서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동반이환되는 환자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22에 따르면,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치료받고 있는 환자의 비율은 전체의 58.4%를 차지한다.

한편 Dyslipidemia Fact Sheet in Korea 2022에서는 고혈압 환자의 72%가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 경우 각 위험인자의 치료가 더 힘들어져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의 조절률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순응도

이 교수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동반이환 환자에서 각 위험인자의 조절률이 저조한 원인의 하나로 다중약물복용에 따른 순응도의 저하를 꼽았다. 약물치료시 복약 순응도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는 다중약물과 삼키기 어려운 제형에 대한 부담 등이 지적됐다.

다중약물복용 & 약제사이즈

특히 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환자 10명 중 7명이 5개 이상의 약제를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다중약물복용에 따른 폐해가 심각한 지경이다. 한편 실제 연구에서 복용해야 하는 약물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순응도는 감소하며, 다중약물복용에 따른 입원 및 사망위험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제 사이즈에 따른 목삼킴의 어려움, 즉 연하장애도 순응도 저하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 교수는 “약제 사이즈의 증가가 연하장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조사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MACE 감소

이 교수는 약물개수나 제형크기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하나의 정제로 혼합한 단일제형복합제(SPC, Single Pill Combination) 전략을 제시했다. SPC 전략은 여러 종류의 약을 한 번에 복용할 수 있도록, 투약을 단순화하거나 투여횟수를 줄이는 등 복약 순응도 및 편리성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SPC의 또 다른 명칭인 고정용량병용요법(FDC, Fixed Dose Combination)을 임상에 적용할 경우, FDC 전략을 사용한 환자그룹에서 일반치료 대비 복약 순응도가 26%까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동반이환 환자에서 병용·복합제 요법의 조기적용을 통해 순응도를 개선할 경우 심혈관사건 위험을 유의하게 더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공개됐다.

국산 신약 ARB, 피마사르탄

이 교수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SPC 전략으로 항고혈압제와 스타
틴을 하나의 정제에 혼합한 복합제를 제시했다. 각각의 위험인자 조절과 관련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받은 약제들을 하나의 정제로 복용함에 따라 순응도 개선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SPC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약제로 항고혈압제 영역에서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계열의 피마사르탄을 꼽았다. 국산 ARB 제제 피마사르탄은 AT1수용체와의 결합률(association)이 높고 해리율(dissociation)은 낮아 강력한 혈압강하효과를 24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FAST, K-METS, FITNESS 연구에서는 다른 ARB 제제와 비교해 대등하거나 우수한 혈압강하효과를 검증받았다. FANTASTIC 연구를 통해서는 혈압강하 효과 이외의 신장보호효과까지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 effects)를 입증받기도 했다.

FANTASTIC 연구에서는 고혈압을 동반한 제 2형 당뇨병성 만성신장질환(CKD) 환자를 대상으로 피마사르탄 대 로사르탄의 단백뇨 감소효과를 비교·평가했다. 결과는 피마사르탄군에서 기저시점 대비 알부민뇨(urine A/C ratio)가 37.6% 감소했으며, 이는 로사르탄군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더 높은 감소율이었다(P＜0.0001). 피마사르탄은 이에 근거해 식약처로부터 ‘고혈압 치료요법으로서, 고혈압을 동반한 제 2형 당뇨병성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단백뇨 감소’에 추가로 적응증을 획득한 바 있다.

피마사르탄/로수바스타틴

SPC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약제로 이상지질혈증 치료영역에서는 로수바스타틴과 아토르바스타틴이 꼽혔다. 항고혈압제 피마사르탄에 더할 수 있는 지질치료제 병용 파트너로는 로수바스타틴이 먼저 소개됐다. 로수바스타틴은 임상연구 프로젝트인 ‘GALAXY 프로그램’을 통해 지질강하효과에서 죽상동맥경화증 퇴행과 심혈관질환 예방에 이르기까지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모든 타깃영역에서 효과를 입증받았다.

한편 피마사르탄과 로수바스타틴을 하나의 정제로 혼합한 투베로정(피마사르탄/로수바스타틴)은 3상임상에서 수축기혈압을 20.47mmHg 낮추며 단독군에 비해 유의한 혈압강하 효과를 나타냈다. LDL-C는 52.36% 강하시키며 로수바스타틴 단독(-51.52%)과 비슷한 지질개선 효과를 보였다.

피마사르탄/아토르바스타틴

이 교수는 피마사르탄과 하나의 정제로 혼합될 병용 파트너로 아토르바스타틴도 거명했다. 아토르바스타틴 역시 AT-GOAL, ASCOT-LLA, TNT, IDEAL, SPARCL, CARDS 등 일련의 대규모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에서 LDL-C 강하효과와 함께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를 검증받은 바 있다.

피마사르탄과 아토르바스타틴을 하나의 정제로 혼합한 아카브정(피마사르탄/아토르바스타틴) 역시 임상시험에서 혈압과 콜레스테롤 모두를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아카브 투여 결과 기저치 대비 수축기혈압이 13.79mmHg, LDL-C는 45.51% 감소하며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동시에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다.

편의성·약가·용량선택 다변화

한편 이 교수는 투베로정, 아카브정은 제형크기가 작아 복용이 편리하고 약가가 경제적이라는 점이 이점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아카브정의 경우 피마사르탄/아토르바스타틴 30/40mg과 60/40mg 용법이 추가돼 아토르바스타틴 고용량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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