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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D·Gastritis·IBS 진단·치료 패러다임의 변화GERD: PPI 안전성 지지···스스로 자구책 마련
Gastritis: 저용량 PPI 새로운 선택으로 대두
IBS: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오진 경우도
  • 이상돈 기자
  • 승인 2024.01.11 15:17
  • 호수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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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부 위장관질환을 대변하는 위식도역류질환(GERD), 위염(Gastritis), 과민성장증후군(IBS) 등에서 진단·치료 패러다임 변화의 물결이 관측되고 있어 주목된다. GERD 치료에 있어서는 유효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우려의 시선이 있었던 프로톤펌프억제제(PPI)가 안전성에 대해 적극 소명에 나서는 한편 PPI 스스로 유효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들이 제시되면서 새로운 중흥기를 맞고 있다. 위염치료 분야에서는 강력한 효과를 지속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저용량 PPI 제제가 임상의들로부터 눈길을 모으고 있다. 과민성장질환(IBS)에서는 아시아인의 유병특성이 소개됨에 따라, 이에 적합한 진단과 치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 GERD

위식도역류질환(GERD)은 ‘위’ 내용물이 ‘식도’나 구강으로 ‘역류’해 불편한 증상이나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내시경검사에서 식도점막의 손상이 관찰되는 미란성 역류질환(ERD)과 점막손상 소견은 없어도 위식도 역류증상이 나타나는 비미란성 역류질환(NERD)으로 나뉜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위장관질환이다.

GERD는 증상재발률이 높아 초치료 이후 재발 시 유지요법과 같은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많다. 더 나아가서는 치료에 효과를 보이지 않는 불응성 환자도 적지 않은데, 표준용량의 위산분비억제제를 8주 이상 투여했음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를 불응성 GERD로 정의한다.

아시아 유병률

아시아 지역에서 GERD 유병률은, 아직 서양과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동아시아의 경우 2005년 이전 2.5~4.8%였던 유병률이 2005~2010년에는 5.2~8.5%까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미란성 식도염의 유병률이 높게 관찰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서 다기관 연구를 검토한 결과, 미란성 식도염 유병률은 △1995년 1.8% △2000년 5.9% △2005년 9.1%로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중국에서 진행된 회귀분석 연구에서도 미란성 식도염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eoul Consensus

GERD 역시 급·만성의 증상을 모두 나타낸다. 따라서 여느 만성질환과 같이 GERD의 관리에도 맞춤형 전략이 핵심의제로 논의되고 있다. 환자의 증상 및 검사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정확하게 진단하고, 맞춤형 진단결과에 근거해 적절한 맞춤형 치료전략을 선택하는 접근방식이다.

이런 맞춤치료의 방식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는 ‘GERD의 진단과 치료에 관한 서울 진료지침 2020(Seoul Consensus on the Diagnosis and Management of GERD)’을 꼽을 수 있다.

정확한 진단 → 적절한 치료

GERD의 치료는 정확한 진단에서 시작한다. 서울 합의문에서는 정확한 진단을 위한 기반으로 △GERD △NERD △역류 과민성 △기능성 가슴쓰림 △불응성 GERD 등 다양한 병태생리에 대한 정의를 통해 명확한 분류의 틀을 제공하고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한 방법론적 측면에서는 △증상평가와 함께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검사 △상부위장관 내시경 검사 △24시간 보행성 식도산도(pH)-임피던스 검사 △식도산노출시간 △식도내압검사 등 오진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여과시스템을 적용하도록 주문했다.

핵심은 GERD 분류와 검사방법을 기반으로 한 치료 알고리듬인데, 여기서도 단계적 환자평가를 통한 정확한 GERD의 진단이 강조되고 있다. 우선 전형적 또는 비전형적 증상 여부를 확인하고, 이후 PPI 검사, 내시경 검사(필요할 경우 조직생검) 시행을 권고했다.

검사를 거쳐 GERD로 확인된 환자에게는 PPI,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위장관운동촉진제, 바클로펜, 알지네이트, 항역류수술 등 치료전략을 선택·적용하도록 했다. GERD로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는 pH 임피던스 검사를 통해 NERD, 역류 과민성, 기능성 가슴쓰림 여부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전략을 적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ACG, PPI 안전성 지지

GERD 관리전략에서 1차치료와 유지요법으로서 PPI의 위치는 여전히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오랜 기간 사용돼 온 만큼 효과와 안전성을 뒷받침해주는 근거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PPI의 위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사례는 미국소화기학회(ACG)의 GERD 가이드라인이 대표적이다.

가이드라인에서는 PPI가 GERD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약물요법이라는 점을 전제하고 있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 장기간 PPI 사용이 장내 감염, 폐렴, 위암, 골다공증 관련 골절, 만성신장질환(CKD), 비타민 및 미네랄 결핍, 심장발작, 뇌졸중, 치매, 조기사망 등 유해사건과의 연관성이 보고됐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ACG는 장기간 PPI의 안전성 문제를 지적한 연구들이 결격사유로 인해 명확한 결과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PPI와 유해사건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고, 양질의 연구에서는 PPI가 장내감염을 제외하고는 유해사건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종합적으로 ACG는 “PPI의 혜택이 이론적인 위험보다 더 크다는 근거가 구축돼 있다”고 정리했다.

PPI 문제 → PPI로 해결

한편 대표적 전구물질 약물인 PPI는 약효발현 시간 등의 측면에서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는 PPI의 한계를 PPI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선택이 대두되고 있다. PPI를 보완할 수 있는 병용약물을 혼합하거나(PPI 복합제), PPI의 용량을 조절하는 전략(저용량 PPI) 등이 대표적이다.

먼저 최고혈중농도 또는 최고효과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태생적 약점, 즉 늦은 약효발현 시간을 극복하기 위해 제산제와 병용하는 전략이 제시돼 있다. 에스오메프라졸과 중탄산수소나트륨 복합제가 대표적으로, 관련 연구에서 에스오메프라졸 단독요법 대비 복합제의 최고혈중농도 도달시간이 3배 가량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지요법과 저용량 PPI

한편 GERD에서 역류증상의 재발예방을 위해 장기간 유지치료가 필요하지만, 오랜 기간 PPI 사용과 관련해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장기간 유지요법에는 필요시 투여요법(on-demand therapy)이 권고되고 있다. 울산의대 김도훈 교수(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의 설명에 따르면, GERD의 경우  약제중단 시 잦은 증상재발을 보이는 경우 증상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장기복용이 필요하다. 이러한 경우 환자의 증상조절을 위해 최소유효용량을 사용해야 한다는 지침에 따라 PPI 용량에 대한 주기적인 평가와 조정이 필요한데, 이 같은 전략을 임상에서 구현하는 데 저용량 PPI 제제가 적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위염

국내에서는 위염의 유병률 또한 높은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1년 위염으로 진료받은 환자수는 481만 865명으로 같은 해 외래 환자수 기준 8위에 해당한다. 국내 위염 진료환자는 2008년 442만 6000명에서 2012년 512만 2000명으로 증가해 5년간 인구 10만명당 연평균 증가율은 전체 3.4%, 남성 3.7%, 여성 3.2%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소화기질환에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가운데, 노화로 인한 기능저하에 따라 앞으로 유병률의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회 고령화에 따라 더 많은 환자들이 생길 수 있고 잠재적으로 위암위험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저용량 PPI

위염치료에는 국내에서 높은 감염률을 보이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 pylori) 감염에 대한 제균치료와 위산분비억제제가 주로 적용된다. 위산분비억제제에서는 히스타민수용체길항제(H2RA)가 널리 사용돼 왔는데, 약효 지속성의 문제로 인해 강력한 효과를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는 대체제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이 부분을 파고 들어 위염치료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저용량 PPI 제제다. 위염치료에 적합한 만큼의 용량으로 줄였음에도 기존 H2RA와 대등하거나 우수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판명돼, 최근 위염치료에 적응증을 획득한 바 있다.

위염치료 적응증

대표적으로 에스오메프라졸 용량을 10mg으로 조절한 제제가 일련의 임상근거에 기반해 최근 위염치료에 적응증을 허가받아 처방선택을 받고 있다. 1상임상에서 에스오메프라졸 10mg은 H2RA 파모티딘 20mg과 비교해 우수한 산억제 지속효과를 나타냈다.

위내 산성도를 나타내는 pH 3 초과가 유지되는 시간을 비교했을 때 파모티딘군은 7.53시간, 에스오메프라졸 10mg군은 11.07시간으로 47% 이상 높은 유지효과를 보였다. pH 4 초과가 유지된 시간은 파모티딘군 5.9시간, 에스오메프라졸 10mg군 8.58시간으로 역시 파모티딘보다 45.4% 높은 효과를 나타냈다.

3상임상의 증상평가에서도 실질적으로 위염 환자의 속쓰림, 구역·구토, 식욕부진, 복부팽만감 등 자각증상 개선에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에스오메프라졸 10mg과 파모티딘을 비교한 3상임상에 참여한 위염 환자를 대상으로 속쓰림, 구역·구토, 식욕부진, 복부팽만감 등 자각증상이 50% 이상 개선된 유효율을 평가한 결과 증상이 75% 이상 감소(excellent)됐다고 답한 비율은 에스오메프라졸 10mg군 43.15% 대 파모티딘군 39.60%로 차이를 보였다.

 

◇ IBS

과민성장증후군(IBS) 치료 패러다임도 변화를 맞고 있다. 2022년 미국소화기협회(AGA)가 발표한 IBS 가이드라인 약물요법 업데이트판에서는 가장 최근의 근거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변경 내용을 반영해 가이드라인을 정리했다.

설사형 IBS(IBS-D)에서는 8가지, 변비형 IBS(IBS-C)에서는 9가지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설사형 IBS 관련 약물에서는 엘룩사돌린(eluxadoline), 리팍시민(rifaximin), 알로세트론(alosetron), 로페라마이드(loperamide), 삼환계 항우울제, 진경제, 선택적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에 대한 조건부 권고사항이 선을 보였다,

변비형 IBS에서는 리나클로타이드(linaclotide)가 강력하게 권고된 가운데 테나파노르(tenapanor), 플레카나타이드(plecanatide), 테가세로드(tegaserod), 루비프로스톤(lubiprostone), 폴리에틸렌 글리콜 완하제(polyethylene glycol laxatives), 삼환계 항우울제, 진경제, SSRI 등이 역시 조건부 권고사항으로 제시됐다.

아시아인 유병특성

한편 ‘IBS에 대한 아시아 합의문(Asian Consensus on Irritable Bowel Syndrome)’이 지난 2019년 새롭게 업데이트 되기도 했다. 합의문 작성을 주도한 위원회는 “2010년 아시아 컨센서스가 발표된 후 새로운 ‘Rome 가이드라인’이 발표됐고, 새로운 계열의 약물들도 등장했다”며 업데이트의 배경을 밝혔다.

아시아 환자의 유병특성 또한 별도의 권고안으로 정리됐다. IBS는 세계적으로 여성의 유병률이 남성보다 1.5~3배 높은 것으로 보고된 반면, 아시아에서는 여성과 남성의 유병률이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또 아시아 IBS 환자에서 상복부통증 등 소화불량 관련 증상 발생률이 높고, 이로 인해 임상현장에서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 기능성 소화불량증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국내에서도 흔히 발병하는 질환이다.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사회고령화가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유병률을 급격히 끌어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령화로 인한 위장관 기능저하가 소화불량증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첨단화된 사회로 인해 생활방식이 변화하고 사회적인 스트레스가 많아진 것도 소화불량증 발생률 증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는 지난 2020년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임상 진료지침 개정안 2020’ 제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 소화불량증 관련 최신의 근거들을 반영해 진단과 치료전략을 업데이트한 바 있다.

 학회는 가이드라인에서 “PPI의 효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의 유용성, 삼환계 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 TCA)의 효과에 대한 메타분석을 실시해 근거를 반영했으며,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아형에 따른 권고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소화불량 호전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메타분석을 실시했고, 위장관운동촉진제의 효과 뿐 아니라 부작용에 대한 권고안을 통해 실제 임상에서 주의할 사항을 제시했다”고 부연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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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D#위식도역류질환#위염#PPI#IBS#기능성소화불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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