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당뇨병 진료지침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해 ‘2023 당뇨병 진료지침 제8판(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Diabetes)’을 발표했다. 임상현장에서 CGM의 역할과 활용법에 관한 내용이 신규로 추가되거나 강조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혈당조절 목표’·’혈당조절 모니터링 및 평가’·’연속혈당측정과 인슐린펌프’ 섹션에서 CGM이 권고됐다. 이는 혈당조절, 즉 당뇨병 치료에 있어 CGM의 역할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CGM → TIR

먼저 학회는 지침에서 “CGM의 메트릭스 중 하나인 TIR(목표혈당범위내시간, Time In Range)을 당화혈색소(A1C)의 대안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A1C를 혈당조절 기준의 표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A1C는 수 개월에 걸친 혈당의 평균수치이기 때문에 하루 중 식사에 따른 변화 등 활동혈당과 특정기간의 혈당변화 경향은 확인하기 힘들다. 이러한 A1C의 제한점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으로 CGM을 내세웠고, 구체적인 혈당조절 지표로 A1C 말고도 TIR을 활용하도록 제안한 것이다.

학회는 TIR과 관련해 “목표혈당범위내시간(TIR 70~180mg/dL) 비율이 70%를 초과하도록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목표혈당범위미만시간(＜70mg/dL) 비율은 4% 미만, 54mg/dL 미만의 저혈당 시간은 1%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당부했다.

이상의 권고안을 보면, 저혈당 위험에 상당히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특히 CGM을 통해 하루 중 혈당변화의 빈도와 폭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저혈당 위험을 줄인 상태에서 24시간 안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혈당조절을 담보하기 위해 TIR 지표를 임상에 적용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DPP-4억제제

지침에서 혈당변동성 관리지표로서 CGM과 TIR의 활용법 및 타깃수치가 제시된 만큼, 이러한 치료목표를 임상에서 실현시키기 위해 어떤 약제를 선택할 것이냐가 다음 문제로 등장한다. 학계와 임상현장에서는 CGM의 목표를 임상에서 구현하는데 가장 적합한 혈당강하제로 DPP-4억제제 계열을 꼽고 있다.

혈당조절의 기준으로는 A1C·공복혈당(FPG)·식후혈당(PPG)이 대표적인데, 이 중 식후혈당 수치와 조절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저녁식사 후의 고혈당이 야간에서 취침시간은 물론 아침기상 전까지의 혈당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식후 고혈당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고 방치하게 되면 공복혈당은 물론 A1C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1일 2회 아나글립틴

한편 식후혈당을 비롯한 혈당변동성의 검사·조절에 CGM과 TIR을 활용할 수 있으며, TIR의 목표수치에 도달하는데 최적화된 약제가 DPP-4억제제라는 것을 입증한 사례도 있다.

1일 2회 용법의 DPP-4억제제 아나글립틴을 1일 1회 DPP-4억제제와 비교한 ACACIA 연구로, 1일 2회 용법의 DPP-4억제제 사용과 우수한 혈당변동성 개선혜택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ACACIA

이중맹검·무작위·대조군 임상시험인 ACACIA는 시타글립틴 100mg 1일 1회 요법(QD) 대비 아나글립틴 100mg 1일 2회 요법(BID)의 우수한 혈당변동성 개선혜택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연구는 메트포르민 1000mg/day 이상 용량의 8주 이상 복용에도 A1C가 6.5~8.5%인 2형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환자들은 아나글립틴 100mg 1일 2회 또는 시타글립틴 100mg 1일 1회 그룹으로 무작위로 분류돼 치료·관찰이 진행됐다. 1차종료점은 기저(baseline) 대비 12주시점에서 CGM으로 평가한 평균혈당변동폭(MAGE) 변화였다. 여기에 2차종료점으로는 저녁식사 후 혈당변동성, 목표혈당범위내시간(TIR 70~180mg/dL) 변화, A1C, 공복혈당 변화 등을 평가했다.

TIR 변화

12주시점 분석결과 1일 2회 아나글립틴군의 MAGE는 베이스라인 110.8±33.6mg/dL에서 80.4±32.7mg/dL로 30.4±25.6mg/dL 만큼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1회 시타글립틴군에서는 103.6±31.0mg/dL에서 94.1±41.9mg/dL로 9.5±38.0mg/dL 감소에 그쳐 아나글립틴군에서 더 큰 개선효과가 확인됐다(P＜0.05).

저녁식사 후 TIR 개선효과도 아나글립틴군에서 더 우수했다. 아나글립틴군의 TIR(70~180mg/dL) 비율은 기저시점까지 40.1%에서 치료 후 33.0%가 더해져 12주시점에서는 73.2%에 도달하며 권고수치인 70% 이상을 달성했다.

시타글립틴군은 베이스라인 47.7%에서 치료 후 14.6%가 더해져 최종 62.4%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2형당뇨병 환자에서 아나글립틴은 시타글립틴 대비 저녁식사 이후 혈당변동성 개선에 효과적이었다”고 결론지었다.

세부적으로 모든 식사 후 TIR 변화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아나글립틴의 효과가 컸다는 점이 확인됐다. 아나글립틴군의 아침식사 후 TIR은 치료 전 40.4%에서 12주치료 후 66.8%에 도달해 26.5%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P＜0.001). 점심식사 후 TIR은 37.34%에서 69.6%로(32.3% 증가, P＜0.001), 저녁식사 후 TIR은 40.1%에서 73.2%(33.0% 증가, P＜0.001)로 변화를 보였다.

이에 비해 시타글립틴군의 아침식사 후 TIR은 베이스라인 39.6%에서 12주치료 후 61.9%로 22.3% 증가했고(P＜0.001), 점심식사 후 TIR은 39.5%에서 61.4%(21.9% 증가, P＜0.05), 저녁식사 후 TIR은 47.7%에서 62.4%(14.6±28.2% 증가, P＜0.05)로 개선됐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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