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샘내과의원 박석오 원장

Q. 가이드라인에서 SGLT-2i는 어떻게 권고되나?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는 당화혈색소(A1C) 수치에 근거하는 △혈당조절 뿐 아니라,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심부전(HF)·만성신장질환(CKD) 여부 또는 위험도에 근거해 △심혈관·심장·신장질환 위험감소를 목적으로 SGLT2억제제(SGLT2i)를 처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미국당뇨병학회(ADA)의 경우는 △심장·신장질환 위험감소에서 △혈당·체중조절까지 두 갈래의 치료목표를 설정하고, 이들 목표를 달성하는데 효과적인 계열로 SGLT2i를 제시하고 있다. 종합하면 △혈당조절과 △심혈관·심장·신장질환 위험감소를 목적으로 SGLT2i를 광범위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Q. 리얼월드에서 SGLT2i의 처방은 원활한지?

가이드라인 권고와 이를 반영하고 실천하는 임상현장 사이에는 갭(gap)이 존재한다. SGLT2i의 처방도 마찬가지다. 학계 가이드라인에서는 SGLT2i의 광범위한 적용을 주문하지만, 리얼월드인 진료현장에서는 SGLT2i의 특장점을 100% 활용하는데 몇 가지 제약이 따른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제약이 있을 수 있나?

첫째, 보험급여 심사기준의 제약이다. 현재 SGLT2i는 3제병용까지 보험이 가능하도록 급여기준이 개정돼 있다. 하지만 3제병용부터는 SGLT2i의 급여체계가 상당히 복잡해진다. 병용 시 급여가 인정되는 조합과 그렇지 않은 조합이 섞여 있기 때문에 임상의들의 처방에 혼선을 줄 수도 있다. 4제병용은 더 말할 것도 없는데, 임상의들이 SGLT2i 처방 시에 부담을 느끼는 부분이다.

둘째, 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SGLT2i 제제의 식약처 허가 적응증이 다르다는 점도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부 오리지널 제제의 경우, 혈당조절과 함께 심혈관·심장·신장질환 위험감소를 적응증으로 허가된 상태다. 반면 제네릭 제제들은 혈당조절 이외의 적응증이 없기 때문에, 심혈관질환 위험감소를 목적으로 처방할 수 없다. 특정 오리지널 제제의 한국시장 철수가 예고된 상황에서 혼선이 가중될 수 있다. 때문에 급여체계 내에서 적응증까지 고려한 처방을 해야 하는 만큼, SGLT2i의 처방 시에 상당히 복잡한 계산이 수반된다.

세번째, SGLT2i가 상대적으로 신규계열이다 보니 처방경험이 짧아 부작용 위험 걱정이 임상의들로 하여금 처방선택을 주저하게 만들기도 한다.

Q. SGLT2i 처방 시 주의해야 할 점은?

질염, 다뇨, 체중감소, 저혈압 등에 주의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 질염과 같은 생식기감염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남성의 경우 50~60대를 넘어서면서 전립선질환으로 고생하는 분들은 SGLT2i 복용에 따른 배뇨 양과 횟수의 증가에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한편 SGLT2i의 장점 중 하나인 체중감소가 너무 과도하다 보면, 마른 체형의 쇠약한 노인에게는 오히려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또한 고령 환자들이 탈수에 대한 인지가 떨어질 수도 있는데, SGLT2i 복용으로 빠져나간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지 못하면 기립성저혈압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Q. SGLT2i 최적의 병용 파트너는?

SGLT2i는 작용기전만 다르다면 어떤 계열의 혈당강하제와도 좋은 조합을 이룰 수 있다. 첫번째로, 현재의 가이드라인 권고나 급여체계 상 메트포르민은 SGLT2i와 병용 파트너로 빼놓을 수 없다. 두번째는 DPP-4억제제(DPP-4i)다. SGLT2i를 쓰다 보면 글루카곤 수치가 상승하는 현상이 생기는데,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병용조합이다.

세번째로 2형당뇨병의 병태생리 중 인슐린저항성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티아졸리딘디온계(TZD)와의 조합도 괜찮다. TZD의 부종이나 체중증가 위험을 상쇄시킬 수 있기 때문에 효과와 함께 안전성 제고 측면에서도 유용한 조합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설폰요소제, GLP-1수용체작용제, 인슐린 제제와의 병용도 간과해서는 안되는 조합이다.

Q. SGLT2i를 통해 1차의료가 기여할 부분은?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신장질환 위험감소 목적으로 SGLT2i를 처방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를 십분 활용해, 1차의료기관 임상의분들께서 당뇨병 환자의 신장질환 예방에 관심을 갖고 만성신장질환(CKD)이나 혈액투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데 기여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1차의료 단계에서 이러한 목표의 실현이 가능한 것은 개원가 진료환경에서도 간단한 혈액과 소변검사를 통해 신장기능은 물론 신장질환 여부 및 위험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혈액검사를 통해 사구체여과율(eGFR)을, 소변검사로는 알부민/크레아티닌비율(ACR)에 따른 알부민뇨 여부와 중증도를 파악할 수 있다.

Q. 1차의료 측면에서 당뇨병·신장질환 진료환경은?

지난해부터 당뇨병 적정성평가에서 eGFR 평가를 위한 혈액검사와 ACR 또는 알부민뇨 평가를 위한 소변검사를 모두 시행하도록 평가지표에 포함시켰다. 이는 말기신장질환(ESKD) 또는 혈액투석에 소요되는 사회·경제적 비용에 정부도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차의료 단계에서부터 두 가지 검사를 통해 SGLT2i 신장질환 치료 적응증의 대상이 되는 환자를 더 많이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수면 위로 노출된 신장기능장애·당뇨병 환자에게 신장보호효과가 입증된 SGLT2i로 치료해 신장질환 위험을 줄여야 한다. 1차의료 단계에서부터 ESKD나 혈액투석으로까지 가는 과정의 싹을 잘라내 국민 보건증진 및 사회·경제적 비용감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상돈 기자  sdlee@most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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